몇 해 전, 영화 더 이퀄라이저 (The Equalizer)가 나왔을 때,
내 주변에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복수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도덕과 윤리를 교육 받은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 정서니까.
더군다나 그 과정이 매우 잔인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 영화는 후속편까지 나왔고,
또 이제는 그런 내용을 딴 이런 드라마까지 나왔다.
사람들이 그만큼 쌓여 있는 것이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
에피소드들은 꽤나 잔인한데,
그것들 대부분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이라는 점,
그리고 제작 과정에서 보통 수준 이상의 고증을 거쳤다는 것이 더 소름이다.
이런 참혹한 현실의 사건들 속에
전혀 현실 같지 않은 전투력 갑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정확한 캐릭터의 배경은 잘 모르겠다.
원래는 연극영화과를 지망하는 학생이었는데,
학비를 아끼기 위해서 육군 사관 학교인가 어디로 진학을 하기로 했다는
대사가 잠깐 나온다.
그리고는 직업 군인이 된 듯 하다.
그리고 나서 무슨 특수부대라고 들어갔었던 것일까?
17대 1은 그냥 껌이다.
게다가 연극영화과 지망생이었던 학생답게, 연기도 곧 잘 한다.
코믹 액션 느낌이 나는 초반에 위장하여 잠입하는 에피소드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이제훈 배우님이 맛깔나게 연기를 잘 하셔서 재미있게 보았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연기 잘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다니!)
...
처음 볼 때는
주변 인물들의 역할이 조금 약하지 않나 싶었다.
사건을 의뢰 받는 것도 이제훈,
직접 잠입을 하는 것도 이제훈,
나중에 두들겨 패는 것도 이제훈이니.
하지만 처음 볼 때는 나조차도 이제훈에 집중해서 봐서 더 그렇게 느꼈던 거고,
두세번 보니까 나름 다 각자의 이야기들이 있었다.
...
그래도, 검사 역할이 다소 매력 없었던 것은 사실.
PPL 장면 밖에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
내 마음에 백점이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만화적인, 그러니까 현실적이지 않는 장면들도 있었고,
PPL도 너무 작위적이었고,
극 흐름과 큰 상관 없는 에필로그들도 나를 헷갈리게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사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연결 되었고,
배우들도 연기 잘 했고,
또 드라마에 뭔가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던 제작진들도 존경스러웠다.
법을 벗어난 복수가 어떠한 결과를 낳는지,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모범택시'가 필요한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
이제훈 배우와 더불어 빌런역의 차지연 배우도 완전 멋있었음.
다른 배우들도 다~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