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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국내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김애리 지음)



부모님과의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고, 집안 형편도 좋지 못했다. 

가능하면 빨리 독립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고3 수능이 끝나던 날, 바로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았다. 

그 후로 15, 16년을 쉬지 않고 일을 해왔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동네 선물가게에서 부터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보다 수입이 좋고, 일도 덜 힘든 곳으로 옮겨가서

지금은 전공을 살린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으면서도 

항상 '벗어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 일을 하려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다. 


자기 계발서 읽는 것이 취미이고,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설교하는 것이 특징인 어떤 언니가 빌려 준 이 책은, 

읽고 있는 내내, 그 언니가 옆에서 잔소리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게으름 그만 피우고, 지금 당장 공부를 시작해!!!"라고.


난 공부를 좋하는 편이다.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해본 적이 없다. 

자랑은 결코 아니지만, 학창시절 때도 하기 싫은 공부는 그냥 하지 않는 타입이었다. 

덕분에 성적은 극과 극을 달렸다. 

좋아하는 과목은 전교 1, 2등을 하면서도 싫어하는 과목은 전교석차 하위권에 있었다. 

졸업 후에도 여러 책들을 사고 읽으며 나름대로의 공부를 해오고 있다. 

지금 직장에서 잘 써먹고 있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들도 모두 독학으로 배운 것들이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부족해 진 것일까, 왜 꿈에서 멀어진 것일까,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은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고,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공부에 대한 창의적인 방법이나 어떠한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다.  

다만 매일 꾸준히 하는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거듭 설명하고

늦은 나이에 새로운 공부에 도전을 해서 삶을 바꾸어낸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공부해라." 

엄마의 잔소리처럼 매 챕터가 똑같은 이야기들이라 지루하긴 했지만, 

게으른 나에게 자극 좀 되라고 끝까지 다 읽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늘상 시간이 없어 공부를 못한다는 사람들에게 TV 시청 시간을 줄이라고 일침을 놓는 부분이었다. 

(아마 요즘 내가 주구장창 TV만 보고 있어서 마음에 확 찔렸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흔히, 공부를 하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거나, 

밤에 늦게 자야 된다는 부담 때문에 공부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TV 시청 시간만 줄여도 하루에 한두시간 쯤 충분이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