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국외

비밀친구 (엘렌 그레미용 지음)

1975년 파리.

서른 셋에 어느 출판사에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카미유는

지금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별로 깊은 사이도 아니인 어느 남자의 아기를 임신했으며, 

그 남자의 동의 없이 아기를 낳기로 결정했고,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녀를 더 심란하게 만드는 것은

조문 편지들에 섞여서 자신에게 전달 된 한통의 편지였다. 

 

받는 사람의 이름도 없이

일상적인 인사말도 없이

 

"안니는 늘 내 삶의 일부였소.

그녀가 태어났을 때 나는 두 살이었지요.

며칠이 모자란 두 살."

 

이렇게 시작 된 편지에는 안니라는 소녀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쓰여져 있었다.

 

처음에는 잘못 배달 된 편지겠거니 생각했고,

그 다음엔 어떤 소설가가 새로 발표할 소설을 편집자인 자신에게 

편법적으로 어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주 화요일,

같은 사람으로 부터 배달 되어 지는 이 편지는

읽기를 거듭할 수록 

점점 카미유 자신과 깊게 관련 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우선 편지글의 형식으로

제한적인 정보만 독자가 읽게 되고

그로써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이 좋았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카미유,

편지를 쓰고 있는 루이,

그리고 죽기 직전 루이를 찾아 갔던 베르네르 부인이

각자의 1인칭 지점으로 이야기하는 퍼즐들이 점차 맞춰지는 재미가 있다.

 

다만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는 그 퍼즐들에 딱 맞는 마지막 조각이긴 한데,

그리고 그 내용도 놀랍기는 한데,

왜, 어떻게, 카미유가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그 개연성이 이해가 안된다.

 

카미유의 직업이 편집자라서...

그동안 글들을 많이 읽어봤기에

각자의 이야기들 속에서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일까?

 

"노트의 문장들이 춤을 추며 교차하는가 싶더니

서서히, 모든 것을 환히 밝혔다."

 

참, 대단한 능력이다.

 

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