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완전내취향

아메리칸 메이드 (American Made)



TWA라는 항공기 회사에서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배리는

자신의 직업이 단조롭고 재미없다고 느낀다. 

무기력함에 휩싸여 있는 그는

집에서도 그저 지쳐 잠만자기 일쑤다.

그러다 시가 상자를 불법으로 들여와 판매를 하게 되는데

그것이 CIA에 걸리게 되면서

그들이 제안한 일들을 승낙하게 된다. 


그것은 공식적으로는 갈 수 없는 나라에 비행기를 타고 접근, 

그들의 군사시설 등의 극비 사진들을 찍어오는 것이었다. 


시대적 배경이 70년대 후반이라

냉전의 기운으로 여기저기 전쟁도 많았고, 

위성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적들을 염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때문에 배리의 사진은 CIA에서 아주 귀중한 자료들이 된다. 


그렇게 위험 지역을 오가며 

점점 더 위험한 일에 개입하게 되는 배리. 


뛰어난 비행실력을 가진 그를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려 한다. 


무기거래, 마약거래, 비밀 문서 운반, 등등.

CIA와 여러 조직들 뿐만 아니라 FBI와 White House에서 까지.


...


배리 씰은 실존인물이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이 모두 사실은 아닌 듯 하다. 

영화에서는 배리가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시작하고, 

또 어쩔 수 없이 점점 더 깊이 개입되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돈을 위해서 본인이 적극적으로 일 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고

가장으로써의 책임감이 대단한 것 처럼 그려지는데

실제로는 여자관계도 지저분했다고도 한다. 


... 


여튼, 영화를 보면서 놀랐던 것은 

그가, 물론 목숨을 걸고 비행을 하긴 했지만,

돈을 엄청나게 벌었다는 점이다. 


옷장마다 현금과 보석들이 가득하고

나중에는 가방째로 땅에다 묻기 시작했고,

더 나중에는 그냥 헛간에 아무렇게나 뒹굴게 두었다.


...


돈의 맛이라는 영화에 보니

커다란 방하나를 현금만 쌓아두는 금고로 깨끗하게 마련했더구만.

아마 배리는 이런 생각은 못했던 모양이다. 


...


여튼 보통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할 부를 가졌음에도

그는 행복하지 못했다. 

돈 때문에 꼬여가는 일들도 있었고,

범죄에 깊숙히 가담되어 있다는 것 또한 항상 목숨의 위협을 받는 일이었다. 


더구나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라고 

포장하는 CIA, FBI, White House도 

언제든 그를 잘라버리고 모르는 척 할 수 있는 냉정한 상대였다. 


...


영화를 보면서 몇 년전에 봤던 니콜라스 케이지의 로드 오브 워가 생각났다. 

시대도 비슷하고, 

돈을 쫓다가 파멸하는 이야기도 비슷하고.

그 영화도 모델이 된 실존 인물이 있었다던데...


거참, 내가 모르는 세상의 이편엔 실로 엄청난 일들이 있었구나, 싶다.


...


영화는 그럭 저럭 재미있었다. 

다른 톰 크루즈 영화처럼 액션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행 씬도 그렇고, 내용전개도 그렇고,

쪼이는 맛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