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싱겁다 생각했었다.
에피소드 하나 마다 잔인한 살인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러면 주인공들이 척척 잡아내고
이렇게 자극적인 드라마들이 엄청 많으니까.
...
이 드라마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생각해 보면 살인 사건이 어디 그리 흔한 일인가.
...
검사 황시목은 조금 특별한 사람이다.
어릴적 받은 뇌수술로 인해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100%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어떻게 보면 AI 같다.
어느 날 시목은 여러 검사들의 스폰서 역할을 했던 박무성의 전화를 받는다.
어떠한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시목을 부른 것이다.
하지만 시목이 그의 집을 찾았을 때 그는 이미 누군가의 칼에 찔려 죽어 있었다.
시목은 그 자리에서 용의자를 바로 측정해내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여진 경위의 도움으로 그 용위자를 체포한다.
그러나 얼마 후,
체포 되었던 용의자를 억울하다고, 검사가 증거를 조작했다며 자살을 하고
한여진 경위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증거를 찾아낸다.
그리고 시목은 자신이 처음 찾아 내었던 증거들이
모두 누군가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
주변 모든 사람이 차례로 용의 선상에 오른다.
그런 캐릭터들의 관계성이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었다.
상당히 재미있게 본 드라마.
배우들의 연기는 단연 좋았고.
감정이 결여 된 시목 캐릭터의 조승우 배우가
어쩌다 감정을 들어 낸 몇개의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뿌듯했다.
범인을 모르고 봤던 때 보다
범인을 알고 봤을 때 더 감탄하게 되는 드라마다.
다시 보면 대사 하나 행동 하나에 의미가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시즌 2에서는 보다 산발적인 사건들이 나열된다.
통영 바다에서의 익사사고.
동두천 경찰 서장의 운전 의경 폭행사건.
세곡 지구대 경찰 자살 사건.
그 지구대 대원들의 뇌술 수수 사건.
박광수 전 대전지검 검사장 사망 사건.
서동재 검사 실종 사건.
이건 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사건들에
경찰과 검찰이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는
속고 속이고, 공격하고 방어한다.
그리고 그 태풍에 눈에 우리의 시목과 여진이 있다.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집단들의 대립이 거세질 수록
시목과 여진도 편하지 않다.
시즌 1에서는 한팀으로써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사건을 해결했다면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마치 적군으로 만난 모양새 였다.
하지만 여진은 원래 의리 많고 정 넘치는 성격이고
시목은 감정이 없으니 오히려 그런 자존심 싸움에 흔들리지 않는다.
결국 그들은 집단의 이득보다는 사건해결 그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주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
시즌 2는 반으로 나눠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초반에는 뭐 이런 저런 일들이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중간에 서동재 검사 실종 사건이 느닷없이 터지면서
흩어져있던 이야기들이 한데로 모이는 느낌이다.
끝으로 갈 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 진다는.
...
시즌 1에서는 이야기의 큰 축이었던 한조가
그냥 양념처럼 나와서 쬐끔 아쉽기는 하다.
사실 시즌 2가 나온다고 했을 때
시즌 1 마지막에 시작했던 한조에 대한 공격이
시즌 2에서는 전쟁으로 변해 있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예상했었다는...
그런데 정작 이야기는 경찰과 검찰의 대립으로 넘어갔으니...
뭐, 그래도 참 좋아하는 시리즈다, 비밀의 숲.
...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수백의 목숨이다."
시즌 2 처음 이창준 유령님의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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